
현대도시는 다양한 변화를 추구한다. 지방도시의 쇠퇴는 새로운 융복합 도시를 추구하게 한다. 도시는 인간과 공존하는 생물이다. 도시쇠퇴에 대응하는 공공의 정책 방식은 쇠퇴를 무시하거나 쇠퇴를 성장으로 역전시키기 위해 대응하거나 쇠퇴를 받아들이고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이영성 외 2ㆍ2010). 그런데 현 정부의 정책은 쇠퇴를 성장으로 역전시키기 위해 대응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제주도를 여행할 기회가 생겨, 제주도를 돌아보면서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이 생각났다. 지금 내가 사는 도시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구도심은 해체돼 개발되고 아파트 단지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선다. 제주도의 모습은 색다르다. 도시쇠퇴와 성장은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르 코르뷔지에는 "주거, 노동, 레크레이션, 교통을 도시의 중요한 기능적 요소로 인식하고 제시한 `빛나는 도시`는 물리적이고 인간적인 법칙에서 영감을 받아 기계시대의 인간의 본질적인 만족감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계획된 것"이라 말한다. 그의 도시는 "도시의 혼잡을 완화하고, 인구밀도를 높이고, 교통수단을 늘리고, 식수면적을 늘리는" 도시계획의 원리를 적용한다. 지금 우리 도시의 모습이다.
제인 제이콥스는 "도시거리의 신뢰는 공공보도에서 이뤄지는 작은 접촉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쌓이고 쌓이면서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도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다양한 인간활동이다. 살아 숨 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제인 제이콥스는 오래된 건물과 신축건물이 공존하는 도시를 꿈꾼다.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의 대도시는 다르다. 현재 도시는 주로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이다. 제주도의 모습은 두 도시가 조화롭게 공존한다.
제주도를 남북으로 동서로 질주하면서 제주도는 누구의 도시인지 궁금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만끽하고 돌아서 나오면서 새로운 도시를 마주한다. 함덕해수욕장이 주는 느낌은 새로운 도시를 떠오르게 한다. 해변을 둘러싸고 있는 건축물은 거대한 방파제가 된 변형된 도시의 모습이다.
도시정비사업 방식은 일반적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 및 재개발ㆍ재건축사업으로 나뉜다. 사업 시행에 있어서는 공공의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구도심은 도시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제인 제이콥스가 말하는 도시는 사라져 간다. 소규모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활성화돼 도시는 개발 중이다. 다양성을 갖는 인간활동은 사라져 간다.
제주도가 내게 줬던 느낌은 현대와 과거의 조화이다. 어떤 곳에서는 현대도시의 민낯을 보기도 한다.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는 친환경적인 도시이다. 현대인들에게 팬데믹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적합한 도시계획일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을 우선시하다 보니 르 코르뷔지에의 도시계획이 비판을 받는 듯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대도시는 긴밀한 연관성을 갖는다. 제주도에서 그런 도시의 모습을 보았다.
르 코르뷔지에는 `집은 인간이 살기 위한 기계`라 표현하며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꿈꾸었다. 당시의 상황에서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현대도시도 기계가 집을 찍어내듯이 아파트를 만들어낸다. 제인 제이콥스의 대도시는 오래된 건물과 신축건물이 공존해야 하며, 무조건 저밀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인구의 집중을 유지해야 한다. 친환경적인 도시는 두 도시를 통합한다. 오히려 정책추진자들이 도시계획에 오류를 범하고 있다.
「도시 및 주겨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도시기능의 회복이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노후ㆍ불량 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고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며,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대도시는 도시정비법의 목적에 부합한다. 그런데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수립권자가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할 때 친환경적이고 자급자족형 도시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점이 발생한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제인 제이콥스가 말하는 도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제주도는 도시정비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이 잘 어우러진 도시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도시는 도시정비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이 어우러진 도시여야 한다.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도시재생사업적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오래된 건물과 신축건물이 공존할 수 있으나, 다른 사업 방식은 전면철거 방식이므로 공존할 수가 없다.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 토지이용계획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한다.
도시를 생활권으로 나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할 수 있는 도시,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를 구축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도시 공간 구조를 용도별로 나눠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 주변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도심은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도시가 공존해야 한다.
도시정비법이 추구하는 목적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팬데믹 상황에서의 경험을 도시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제주도에서 본 도시는 수도권에서의 도시정비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는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인간활동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내는 공간 구조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이뤄져 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제주도에서 본 도시는 우리가 추구하는 도시이다. 약점은 개선하고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도시정비사업은 자연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도시쇠퇴를 극복하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와 제인 제이콥스의 도시가 조화를 이룰 때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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