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가 부동산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기 위한 연속 토론회에 돌입했다. 구체적으로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공급, 금융, 세제를 주제로 부처별 토론회가 이어졌으며,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부동산 대토론회가 열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본보는 날짜별 토론회에서 제기된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 14일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 토론회`
첫 번째 토론회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주택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공급 방식과 규제 방향을 두고는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공급 확대… "재건축만으로는 한계"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ㆍ허가부터 착공, 분양, 준공, 입주로 이어지는 공급 파이프라인이 착공 단계에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며 "금융ㆍ세제 지원과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건축 규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정상화를 위해서는 막힌 공급 파이프라인을 복원할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건축 규제와 금융 규제, 세 부담,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비아파트 공급이 위축됐다"며 "다세대ㆍ연립주택의 층수와 연면적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파트 중심의 공급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비아파트 공급 여건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사비와 이주비 대출 규제 등 금융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노후주택 비중이 약 48%에 달하지만 실제 시공 단계까지 진행된 사업장은 많지 않다"며 "급등한 공사비와 금융 규제가 공급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집값이 비싼 것이 문제인 만큼 공급 속도보다 공급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함과 동시에 "이번 토론회에서 수도권 전ㆍ월세난과 세입자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공공임대 확대 vs 사업성 확보
임대주택 공급 방식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유관 업계 내에서는 획일적인 임대주택 비율과 공공기여 기준이 사업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덕례 선임연구원은 지역별 원가 구조를 반영한 임대주택 비율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오현석 서울 구로구 가리봉1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의무임대주택의 매입가격이 실제 조성원가를 크게 밑돌아 사업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지역 여건을 고려한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반면, 시민단체와 주거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 공급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3기 신도시의 공공임대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은영 소장도 전세사기 이후 공공임대 수요가 급증한 만큼 공급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후빈 강원대 교수는 공공분양의 시세차익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조강태 MGRV 대표는 기업형 민간임대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을 각각 대안으로 제시했다.
규제지역 재검토 요구… 완화론과 신중론 맞서
규제지역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도 상반된 의견이 제시됐다.
김덕례 선임연구원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중첩된 규제가 실수요자와 주택 공급까지 제약하고 있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효선 수석전문위원도 "획일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전세시장과 정비사업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규제체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은영 소장은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규제지역 해제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5일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
이달 15일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두 번째 토론회에서는 청년 등 실수요자 금융지원과 전세대출, 재개발ㆍ재건축 이주비 대출 규제 등을 놓고 의견이 오갔다.
청년 대출 완화… 확대론 vs 신중론
청년과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 여부는 이날 토론회의 핵심 쟁점이었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부모의 자산 규모에 따라 청년층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달라지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층의 자산 격차가 주거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반면,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에 앞서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공급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 지원만 확대하면 집값 상승과 청년층의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청년이나 무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를 실수요자로 볼 수는 없다"며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 등을 고려해 정책 지원 대상을 보다 정교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세대출… 지원 확대 범위 놓고 `공방`
전세대출 규제를 둘러싼 의견도 엇갈렸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전세대출 확대는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보증부 전세대출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비(非)투기지역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장 삼프로TV 부사장도 전세대출은 투기 규제가 아닌 주거복지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를 주문했다.
이주비 대출ㆍ가계대출 총량규제도 `갑론을박`
재개발ㆍ재건축 이주비 대출을 놓고도 명확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이대열 본부장은 이주비 대출은 주택 공급을 위한 사업비 성격이 큰 만큼 대출 규제를 완화하거나 가계대출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최은영 소장은 규제 완화 혜택이 고가 주택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두고도 의견은 엇갈렸다.
서영수 상무는 가족 간 차입 등 사적 금융까지 DSR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한 반면, 김미루 연구원은 총량규제는 단기적인 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할 제도는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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