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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직장 내 괴롭힘, 더 이상 조직문화의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 상세보기 | 2026-06-01 16:20:24
추천수 30
조회수   74

글쓴이

이관수 노무사 친구추가

제목

[아유경제_오피니언] 직장 내 괴롭힘, 더 이상 조직문화의 문제가 아니다
내용


한때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충돌은 조직 생활의 불가피한 과정으로 여겨졌다. 상사의 강한 질책은 리더십으로 포장됐고, 공개적인 면박이나 반복적인 무시는 조직 적응을 위한 통과의례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많은 근로자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경험하면서도 이를 문제 삼기보다 "원래 회사란 그런 곳"이라는 체념 속에서 견뎌내야 했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다.

직장 내 괴롭힘은 더 이상 개인의 감정적 갈등이나 조직문화 차원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이는 근로자의 인격권과 안전한 노동환경을 침해하는 명백한 노동법적 문제이며, 기업이 반드시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할 법적 의무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 직장내괴롭힘금지제도가 시행된 이후 많은 기업이 취업규칙을 정비하고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외형적으로는 제도가 안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무 현장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신고가 접수돼도 사건을 축소하거나 단순한 오해로 치부하는 사례가 있고, 조사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뒤 사실상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도의 존재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직장 내 괴롭힘의 본질은 권한의 남용에 있다.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위자의 직급만이 아니다. 공식적 직책이 없더라도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거나 조직 내 다수의 힘을 배경으로 특정인을 고립시키는 경우 역시 우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보면 괴롭힘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반복적인 공개질책, 인격을 폄하하는 발언, 업무 배제, 회의에서의 의도적 무시, 과도한 업무 부과, 반대로 업무를 전혀 부여하지 않는 방식의 배제도 모두 문제 될 수 있다. 때로는 직접적인 폭언보다 지속적인 소외와 침묵이 더 큰 정신적 고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용자 측은 종종 "업무지도를 했을 뿐"이라는 항변을 내세운다. 그러나 법적 판단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객관적 행위태양과 그 결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업무상 필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방식이 공개적 모욕이나 인격적 비난을 수반했다면 정당한 지도행위로 인정받기 어렵다. 성과 향상을 위한 지적과 괴롭힘의 경계는 방식과 반복성, 그리고 상대방에게 미친 영향에서 갈린다.

무엇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건 발생 이후 기업의 대응이다.

많은 분쟁은 최초 괴롭힘 행위보다 사후조치의 미흡함에서 확대된다. 신고를 받고도 조사를 지연하거나,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오히려 신고자를 문제 인물로 낙인찍는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관리 실패가 아니라 사용자 보호 의무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노동청 진정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크다.

예방 역시 단순한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연 1회의 법정교육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업장이 많지만, 괴롭힘 예방의 핵심은 조직문화 설계에 있다.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 익명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신고체계, 공정한 조사 절차, 관리자에 대한 명확한 책임 부여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괴롭힘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라,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 속에서 서서히 구조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조직이 인간의 존엄을 어디까지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생산성과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구성원의 인격을 소모시키는 조직은 결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건강한 조직은 두려움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존중과 신뢰 속에서 비로소 안정적인 성과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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