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이나 고관절의 통증이 심해져 결국 인공관절치환술을 받게 된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인공관절수술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까?"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단순하지 않다.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산업재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 인정 여부는 수술 자체가 아니라, 그 수술이 필요하게 된 질병이나 손상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나라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업무로 인해 악화된 질병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퇴행성관절염이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 반복적인 업무 부담으로 인해 질환이 발생하거나 자연적인 진행 속도보다 빠르게 악화됐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령화와 장기간 근무가 증가하면서 퇴행성관절염과 인공관절치환술에 대한 산재 신청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보면 건설현장의 타일공, 미장공, 방수공, 철근공, 배관공과 같이 장시간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아 작업하는 직종에서 무릎관절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조업 생산직, 환경미화원, 농업 종사자, 조선소 근로자처럼 반복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장시간 서서 작업하는 직종에서도 관절에 지속적인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이러한 업무가 장기간 반복됐다면 관절의 퇴행성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중요한 검토 대상이 된다.
반면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산재가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퇴행성관절염은 연령 증가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업무가 질환의 발생이나 악화를 촉진하여 결국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할 정도로 진행됐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산재 심사에서도 기존의 퇴행성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신청이 배척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가 질병의 진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인공관절수술 산재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기록보다 업무 내용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입증하느냐다. 진단서와 수술기록지, MRI나 X-ray 같은 영상자료는 물론이고, 어떤 작업을 얼마나 오랫동안 수행했는지, 하루 평균 무릎을 꿇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반복적으로 중량물을 취급했는지 등을 보여주는 근무기록, 작업사진, 동료 진술서, 사업장 자료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된다. 업무 강도를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할수록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산재 신청 과정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단순히 노화로 볼 것인지, 아니면 업무로 인해 자연적인 경과보다 현저히 악화된 결과로 볼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따라서 의학적 소견과 업무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설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힘든 일을 오래 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반복 동작의 빈도, 작업 자세, 작업 기간, 작업환경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근로자의 노동능력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치료이다. 수술 이후에도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하고, 원래의 업무로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로 인해 관절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됐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을 통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재 사건은 질병명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 결국, 핵심은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얼마나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지에 있다. 충분한 준비와 체계적인 입증이 이루어진다면 인공관절치환술 역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근로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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