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유경제=조명의 기자] 서울시가 이달 6일 개최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의 세제개편안으로 인해 전월세 매물 감소와 주거비 상승, 민간 주택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서울시는 지난 6일 오전 시청 대강당에서 약 100분 동안 오세훈 시장 주관으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일반 시민들과 공인중개사, 부동산 유튜브 크리에이터, 교수,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은 ▲정부 세제 개편 ▲전월세시장 ▲주택 공급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세제 분야에서는 장기보유 주택 소유자와 고령층, 비거주 1주택자, 등록임대사업자 등이 세 부담 증가와 정책의 예측 가능성 저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준용 서울정비사업연합회장은 "오랫동안 보유한 집에서 임대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층이나 가족 돌봄ㆍ직장 문제로 직접 거주하지 못하는 시민까지 투기 수요로 보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소득이 줄어든 고령층은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살던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등록임대사업자들은 정부 정책을 신뢰해 장기간 임대 의무, 임대료 인상 제한 등을 지켜왔음에도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세제 개편 과정에서 형평성뿐 아니라 조세 중립성과 국민 수용성, 기존 제도를 신뢰한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월세시장 분야에서는 세제 개편과 실거주 요건 강화로 인해 임대 매물이 감소하고 그 부담이 결국 청년과 서민 등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공인중개사 박 씨는 "최근 전월세 매물이 급감했다"며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 임차인이 서울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른 공인중개사들도 아파트 외에도 빌라ㆍ다가구ㆍ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임대시장에서 주거 약자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최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는 김 씨는 "전세집을 구하려 했지만 매물이 거의 없어 결국 월세를 선택했다"며 "세제 개편으로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게 되면 어렵게 구한 집에서도 나가야 하는 것인지 불안하다"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처럼 임차가구 비중이 높은 대도시에서는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제 변화가 전월세시장으로 연쇄적으로 전달될 가능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진단했다. 민간임대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청년과 서민이 감당할 수 있는 공공ㆍ민간 임대주택을 함께 늘리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주택 공급 분야에서는 세금과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고 재개발ㆍ재건축과 비아파트, 민간 임대 등 가용한 공급수단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데 논의가 집중됐다.
도시정비사업 관계자들은 대출과 세금 부담으로 비아파트 공급 주체가 신규 사업에 진입하기 어려워졌으며, 공급을 위축시킨 원인에 대한 진단 없이 같은 규제를 반복해서는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주택신축판매업자인 이 씨는 "대출 규제와 취득ㆍ양도 단계의 세 부담으로 비아파트 공급 사업자가 신규 사업에 진입하기 어려워졌다"며 "공급을 위축시킨 원인을 바로잡지 않은 채 같은 규제를 반복해서는 시장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민간 임대 관계자들은 공공임대만으로 서울의 다양한 임대 수요를 충족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형ㆍ장기민간임대가 주거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법률ㆍ세제ㆍ금융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공과 민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도시정비사업과 유휴부지 등 가용한 공급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호 지역의 주택 공급을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는 재개발ㆍ재건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세제ㆍ전월세시장ㆍ주택 공급 분야별로 정리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장기 보유자와 고령층의 세 부담 보완, 민간임대ㆍ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세제ㆍ금융 여건 개선,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합리화 등을 지속해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세제 변화의 영향이 주택 보유자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월세 세입자와 청년, 고령층, 임대주택 공급자에게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를 확인했다"며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를 빠짐없이 정리해 정부에 전달하고 시민의 주거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제도에는 분명하게 보완을 요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근본 해법은 세금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협력할 부분은 적극 협력하되, 도시정비사업과 민간 임대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는 개선해 서울의 실질적인 주택 공급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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