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검찰의 권한을 걷어내 경찰에 막강한 수사권을 몰아놓고 이제 와서 경찰 개혁이 필요하단다. 자신들이 밀어붙인 정책의 부작용을 이제 와서 남의 일처럼 걱정하는 이재명 정부의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다.
최근 제주에서 경찰의 황당한 실종 사건 처리가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미란 씨 사건을 맡은 경찰관은 실제 장 씨와 연락하지 않고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허위 보고해 사건을 종결했다. 장 씨는 실종 104일 만인 이달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문제는 경찰관 한 명의 일탈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경찰관이 담당했던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허위 종결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과거 처리 사건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일선 경찰관 한 명이 사실상 마음대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었던 허술한 관리ㆍ감독 체계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찰 수사를 둘러싼 우려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경찰의 불송치 사건은 약 29만6000건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약 59만4000건을 기록했다. 수사 중지 사건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12만 건을 넘어서는 등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거나 수사를 중단했을 때 이를 제대로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ㆍ여당이 추진한 형사사법 체계 개편으로 오는 10월부터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된다. 그렇지 않아도 수사 역량과 내부 통제에 문제가 드러난 경찰의 권한은 더욱 커지는데, 정작 경찰 수사를 견제하고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을 수단은 약해지는 셈이다. 국민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가 찬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태도다. 그는 지난 25일 경찰의 기강해이와 치안의 무책임이 심각하다면서 앞으로 그런 경찰이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렇게 문제가 많고 거대한 권력을 갖게 될 조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경찰에 권한을 집중시켰다는 말인가. 이제 와서 경찰 개혁과 견제ㆍ통제 장치를 마련하라니 대체 앞뒤가 맞는 소리인가.
이재명 정부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나라를 운영할 것인가. 애초에 경찰의 문제점과 권력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몰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알고도 검찰을 악마화하며 견제의 한 축을 허물고 경찰에 막강한 권력을 몰아줬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제 와서 경찰 권력이 걱정된다며 마치 남의 일처럼 개혁을 외치는 이재명 정부의 무능과 뻔뻔함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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