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유경제=조명의 기자] 서울 강남구는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긴 뒤 재산세를 체납한 개발법인으로부터 체납액 14억1900만 원을 전액 징수했다고 이달 7일 밝혔다.
구는 이번 징수 방식을 표준화해 유사한 고액 체납에 활용하고 신탁부동산이 매각되기 전에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알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사업을 위해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개발할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을 신탁하면 등기부상 소유자가 개발법인에서 신탁회사로 바뀌게 돼 개발법인이 체납한 세금을 받기 어려워진다.
구는 지난 8월 27일 재산세를 체납한 부동산개발법인의 신탁부동산을 추적해 징수에 성공했다. 신탁된 부동산을 대상으로 신탁회사에 납세의무를 지우는 `물적납세의무`를 지정하고 해당 부동산을 압류했다. 이어 부동산의 권리관계를 분석하고 신탁회사를 설득해 해당 부동산의 매각을 이끌어 내면서 체납액 14억1900만 원을 전액 받아냈다.
물적납세의무는 원소유자가 세금을 내지 않았을 때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신탁된 부동산을 대상으로 신탁회사에 납세의무를 지우는 제도다. 신탁회사에 체납자의 모든 세금을 대신 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신탁받은 재산을 통해 체납세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구는 이번 사례를 유사한 체납 사건에 활용할 예정이다. 징수 과정과 방법을 선진 징수 사례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다. 신탁부동산 관련 체납 현황과 매각 여부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물적납세의무 지정과 압류 등을 통해 체납세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체납징수의 제도적 빈틈을 막기 위한 개선에도 나선다. 현재는 신탁회사가 신탁부동산을 매각해도 지자체에 미리 알릴 의무가 없어 지자체가 매각 사실을 제때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구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기 전에 관할 지자체에 사전 통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을 관계기관에 건의했다.
김현기 청장은 "징수가 까다로운 신탁부동산 체납에 적극 대응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수 징수사례를 만들었다"며 "이 노하우를 유사 체납에 확대 적용하고 제도적 빈틈도 보완해 공정한 납세질서를 확립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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