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유경제=조명의 기자] 서울시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서 조합과 사업을 공동 시행하는 건설업자가 시공이나 자금 조달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총매출액의 2~2.8%를 수수료로 받는 불합리한 구조를 재정비한다.
다음 달(12월) 중 건설업자 선정 기준과 표준동의서ㆍ협약서를 마련하고 기획점검을 통해 위법ㆍ부당 행위에 엄정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10월 기준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공동 시행에 참여 중인 3개 건설업자의 45개 구역 계약서를 `정비사업 표준공동시행 협약서`와 비교ㆍ분석한 결과 선정 절차 투명성 부족,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과 책임을 묻기 어려운 계약 구조 등이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공동시행은 자금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건설업자가 초기부터 지원하도록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일부 건설업자가 정비업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시공과 자금조달 책임은 지지 않고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는 문제가 나타났다.
45개 구역 모두 총매출액의 2~2.8%를 수수료로 산정했으나 총매출액 산정 기준이나 예상 총액을 제시한 계약은 없었다. 업계에서 통상 사용하는 분양 수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같은 업무를 정비업체에 맡길 때 드는 용역비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45건 중 35건은 사업 위험을 함께 부담해야 하는 공동 시행자임에도 조합이 분양 수입이 발생하기 전인 사업시행인가까지 수수료의 60~70%, 착공 시까지 최대 80%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현장 점검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시는 6월 건설업자가 조합 설립 단계부터 개입해 사업 전반을 좌우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민원이 제기된 건설업자가 공동시행 중인 2개 조합을 대상으로 시ㆍ자치구ㆍ외부전문가(변호사ㆍ회계사) 합동 실태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공동시행자 선정 시 입찰공고와 총회 평가배점표 불일치 ▲동의서에 건설업자의 자격ㆍ역할ㆍ수수료 미기재 ▲총회 의결 없는 용역계약 체결 및 초과 지급 ▲착공 시까지 수수료 80% 선지급 ▲속기록 미보관ㆍ자료 미공개 등 총 49건의 부적정 사항을 적발해 수사의뢰 9건, 시정명령 21건, 행정지도 19건을 처분했다.
공동시행자는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보완하려고 참여했지만, 조합의 전문성을 채우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계약상 총회ㆍ예산ㆍ사업비 관리까지 맡은 곳도 있었으나 관리가 부실해도 책임을 물을 장치가 없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에 시는 공동시행자의 선정ㆍ협약 기준을 정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하면 시공자로서 책임도 지도록 법에 명시하도록 8월과 10월 두 차례 국토교통부에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을 건의했다.
다음 달(12월) 중에는 공동시행 표준기준을 만들어 배포하고, 자치구와 조합이 우선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표준기준에는 ▲공동시행 건설업자(등록사업자 포함) 선정방법 및 절차, 입찰제안서 등을 담은 `선정기준` ▲건설업자 정보, 예상 수수료 총액을 사전에 알리는 `표준동의서` ▲선정된 건설업자의 업무범위와 책임, 수수료 산정기준 등을 담은 `표준협약서` 등이 포함된다.
현장 관리와 감독도 대폭 강화한다. 시ㆍ자치구ㆍ외부 전문가가 합동으로 공동시행자 선정 절차와 계약 내용, 자금관리 전반을 기획점검한다. 위법ㆍ부당 행위가 드러나면 시정명령ㆍ수사의뢰 등으로 엄정하게 조치하고 결과는 해당 조합에 통보해 조합원에게 공개하도록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동시행은 조합이 전문성을 보완받으려고 택하는 제도인데, 조합원이 큰 수수료 부담을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법 개정 전이라도 조합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울시 표준협약서 적용, 건설업자별 추가 점검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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